어떤 블로거가 그랬던 것 같다. 암에 걸리기 전에는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했는데 암을 겪은 뒤 계획하는 것의 무의미함을 느꼈다고...
이세상의 진실 중 하는 불평등한 상황이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도쿄구울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누구나 그럴 것이다. 특히, 어머니, 엄마의 존재는 늘 희생하고 내조하고, 가족을 위해 기도로 하루를 보내는 분들이다. 악하게 산 적도 없고, 간이 작으셔서 누구 것을 탐내지도 못하고, 늘 퍼주기만 하는 우리 엄마. 아파도 가족이 그 말을 듣고 힘들까봐 늘 "괜찮아. 잘 지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시는 엄마인데 무슨 날벼락인가. 엄마는 식습관도 매우 좋은 편이다.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 과일, 견과류 등 나 어릴 때부터 몸에 좋은 음식을 찾으셨다. 그런 분이 왜? 왜? .왜? 게다가 우리 엄마는 삼중음성 유방암이다.의사 선생님에 따르면 삼중음성은 한 마디로 '고약한 암'이다. 웬만한 유방암 치료제를 써도 약발이 잘 안 서는 공격적이고, 재발 가능성이 높은 암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리 부정하고 불평해도 주어진 사실에 변함은 없더라. 기도도 해봤지만 사실이 변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결국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수밖에..
당시 의사 선생님은 고약한 암이긴 하지만, 암 덩어리가 2센티 미만으로 1기였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수술 후 항암을 진행(물론 엄마는 정말 힘들어 하셨다. 아빠도) 하면 괜찮다고 하셨다. 그리고 엄마는 잘 이겨내고, 견디셨다. 그리고 추적검사를 받았던 3년간 엄마는 늘 검사하러 가는 날이 제일 떨린다고 했다. 의사가 '괜찮습니다' 하면 모든 근심이 싹 사라지는 ? 그렇게 3년 째를 맞이하던 올해, 암은 다시 나타났다. 3년째 되니까 우리 가족도 이젠 괜챃겠지 하고 나이브했던 것도 있다. 그런 태도에 그 고약한 암이 쐐기를 박은 것이다.
유방암 3년 만에 재발..
사실 올해 초 엄마 유방암을 처음으로 발견한 병원에서 수술한 병원에 가서 세밀하게 검사해보라고 권했는데 엄마는 내켜하지 않았던 거 같다. 왜냐하면 큰 병원에서는 의사가 괜찮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래도 찝찝하니 확실하게 검사해보자 싶어서 다시 검사했는데 결과는 '지금'이다.
보통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보다 재발 진단을 받았을 때 몇 배 이상의 좌절을 느낀다고 한다. 엄마는 정말 그랬던 거 같다. 앞으로 항암은 해야 하나 하지 않는 게 최선일까..? 처음엔 "항암을 다시 할 바에 수술만 하고 그냥 관리만 할까..?항암은 힘들어..."하셨다. 나도 뭐라고 단 한 마디도 거들수가 없다. 그런데 점점 수술 시간이 다가오고 수술을 마치시면 "병원이 하라는 대로 치료 해야지 뭐.. " 이렇게 말씀하셨다. 뭐랄까. 그래도 잘 이겨내서 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엄마가 참 안쓰럽고,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다.
수술 후 항암 4차 진행 후 MRI에서 발견된 또다른 종양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헛소리인가 싶다. 항암도 했는데 CT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MRI에서 대체 무엇을 발견했다는 건지.. 사이즈는 0.6cm로 작은 편인데 아직 조직 검사를 받고 결과를 이번주에 받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조금 너무하신 주님이다. 기도 응답은 어떻게 해야 가능한 것인지, 답은 모르겠고, 기도 외엔 없겠지? 그래도 응답받는 기도에 어떤 기준이 있는지라도 누가 알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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